레토르: 쿠바 시가를 빚어낸 목소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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담뱃잎이 그 마지막의 우아한 형태로 다듬어지는 쿠바의 롤링 갤러리에는, 손에 쥘 수는 없으나 모든 시가에 깃들어 있는 하나의 존재가 오랫동안 함께해 왔다. 바로 레토르(lector)다. 긴 작업대 위에 자리한 이 낭독자는 인간의 목소리를 동반자이자 지휘자로서 바치며, 롤러들의 인내로운 노동을 하나의 의식(儀式)에 가까운 무언가로 변모시킨다. 이러한 관점에서 쿠바 시가는 단지 장인 정신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의 분위기가 맺은 열매이며, 그 분위기 안에서 집중과 상상력은 고요하고도 한결같은 균형 속에 놓인다.
그 전통은 형식에서는 단순하되 그 울림에서는 깊다. 수십 개의 손이 거의 침묵 속에서 움직이는 동안 — 고르고, 누르고, 말고, 다듬으며 — 단 하나의 목소리가 방을 가로질러 흐른다. 아침은 그날의 소식으로, 갤러리의 벽 너머 세상에 대한 진중한 낭독으로 시작될 수 있다. 시간이 깊어지고 빛이 기울어 갈수록 낭독은 문학으로 옮겨 간다. 장(章)마다 펼쳐지는 소설, 시, 그리고 하루에서 다음 날까지 온 방을 긴장 속에 붙들어 두던 위대한 연재 이야기들로. 롤러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. 오히려 그 말들은 그들의 손가락이 그려내는 리듬 속으로 스며든다.
모든 잎에 말려 들어간 하나의 문화
이 두 가지 기예의 결합에는 어딘가 걸맞은 데가 있다. 시가 장인은 테루아르 — 쿠바의 특정한 토양과 기후, 햇볕에 데워진 들판, 잎의 더딘 숙성 — 와 함께 일하며 땅을 형태로 번역해 낸다. 레토르는 또 다른 종류의 유산과 함께 일한다. 함께 나눈 이야기들, 집단의 기억, 그리고 반복적 노동의 하루를 경청과 사유의 하루로 바꾸어 놓는 지식에 대한 갈망이다. 둘이 함께 어떤 기계도 재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빚어낸다.
그러므로 쿠바 시가를 이해한다는 것은, 그것이 언제나 말(言)과 함께 만들어져 왔음을 이해하는 일이다. 잎은 그 토양의 성격을 지니고, 갤러리는 그 문화의 성격을 지닌다. 낭독의 마지막 장이 넘어간 지 오랜 뒤에도, 그 깊은 주의의 무언가는 완성된 시가 속에 접혀 남아 있다. 이는 이 기예가 손만큼이나 정신으로도 길러진다는 것을, 그 고요한 기품 속에서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을 일깨우는 증표다.